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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5 매우 이른 2014년을 향한 다짐
  2. 2013.04.12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반성, 벤처는 도전이 아닌 욕심이었다.
  3. 2012.07.21 [IT 벤처에서의 소고] 시스템과 복지 1
  4. 2012.06.30 [IT 벤처에서의 소고] 맨먼스(Man/Month) 계산은 왜 중요한가? 1
  5. 2012.01.29 [생각] 내게 소중한 사람 1
  6. 2010.12.28 Who am I ?

매우 이른 2014년을 향한 다짐

내가 10여년 간 이미지 해왔던 나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프로그래머라는 것을

오늘 다시 기억해 냈다.


흔들리지 말고 

겁먹지 말고

거칠고 부족해도

거침없이 전진하자.


목표가 흔들리면 

발걸음도 흔들리고

결국 넘어질 뿐이다.


단 한번도 평범을 위해 살지 않았던 나는

지금에 와서 다른 그 누구도 될 수 없다.


서로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에

좋은 인연이 닿은 것임을 깨닿고

타인과 같아지려고 하기보다

타인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되자.


2014년은 최고의 2015년을 시작하기 위한 포석으로...

그렇게 2013년의 마직막 한달은 2014년의 준비를 위해...

돈도 잠도 부질없던 꿈만을 먹던 그 시절을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반성, 벤처는 도전이 아닌 욕심이었다.

벤처라는 이름의 패착

만용이라 적혀 있던 것을 도전이라 읽은 어리석음

어른들의 충고를 무시했던 오만함

30여년 간 갈고닦은 내 자신의 객관과 직감에 대한 배신

욕심에 눈이 먼 폭주

인정으로 공정을 눈감은 안일함


실패를 타인에게 시인하는 것은 용기이지만,

다수를 향해 SNS에 감정을 하소연하는 것은 

길바닥에 똥덩어리를 싸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타인과의 소통 이외에는 

SNS를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똑간은 과오를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타인에게 치부와 부끄러움을 고백해야 할 때도 있다.


벤처에서의 생활을 중단하고 나온지 8개월을 채워간다.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후회를 가슴에 새겼고

유래없이 건강이 악화되었으며

내 가족의 생활까지 위기에 몰아넣은

그 생활을 마감하면,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적어도 악화되던 모든 것들이 중단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아직도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고 싶고

저놈이 나빴다고 그놈이 잘못했다고 

욕도 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 전에 사실 다 내 잘못이었음을 

먼저 시인해야 한다.


30년간의 내 삶에는 원칙이 있었다.

첫째, 도전에 경제적 리스크를 동반하지 않을 것...

적자를 볼 수는 있지만

적자가 삶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으로 제한했었다.

둘째, 타인에게 의지하지 말 것...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는 있다.

단, 그들의 삶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했다.

셋째, 직감을 신뢰할 것...

인간의 무의식은 이성과는 비교가 안되게 똑똑하다.

다만, 똑똑해지려면 많은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나는 내 자신의 직감을 전적으로 신뢰 할만큼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내 직감을 신뢰하고

직감은 나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넷째, 다수의 의견을 경청할 것...

최소 셋 이상이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아무리 듣기 싫은 말도 신뢰해야 한다.

다섯째, 경험을 우대할 것...

내게 있어서 경험은 논리에 앞선다.

대부분의 논리는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이고

사람은 논리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벤처라는 무모함에 있어서

앞의 중요한 다섯까지 원칙 중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첫째, 어마어마한 수준의 연봉하락을 허락했다.

아울러 복지와 안정까지 합산하면 연간 억대 수준이었다.

둘째, 어머니의 노후자금을 끌어들였다.

평생을 두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셋째, 직감이 주는 경고를 

벤처에서 얻을 수익에 대한 기대로 덮어버렸다.

전형적으로 돈에 눈이 먼 얼간이 짓이다.

넷째, 주위 어른들의 만류에 귀를 막았다.

다들 내가 존경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들이 21세기 벤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는 오만함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분들은 벤처 이전에 나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고 계셨다.

다섯째, 위의 충고를 하신 분 중에는

삼성에서 부장까지 지내신 후

퇴직하시고 창업을 하신 사촌형님도 계셨다.

나는 그 분의 직장인이었다는 과정을 무시하고

창업 후 수백명의 직원을 거느린 성공만 보았다.

경험을 무시하고 결과만 존경했다.


그리고 결과는 처참했음을 고백한다.

2012년 벤처에서 받은 쥐꼬리만한 수입의 25%는 병원비로 지출했고,

아직도 대학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어머니의 노후자금도 온전히 보전하지 못했으며,

그마저도 아직 돌려드릴 형편도 되지 않는다.

내 개인자산은 대폭 하락했고 현금 유동성은 0에 수렴한다.

돈이 없어 집안 기자재 팔아치우는 건

70~80년대 드라마나 소설에나 나오는 건 줄 알았는데

내가 벤처를 다니며 했던 짓이다.


내가 벤처에서 기대한 것은

도전과 모험과 존중과 이해와 협력이었다.

그러나 신기술 도입에 격렬한 반대와 싸워야 했고,

개발자의 호소는 무시당하기 일쑤고,

영업에게 부응하지 못한다며 비교와 폄하당하고,

디자이너가 부응하지 못한 책임도 개발자가 떠안아야 했다.

항상 술먹고 비웃던 우리나라 IT업계의 부조리가

그곳에서 나에게 그대로 쏟아지고 있었다.

혹자 내게 말했다.

그래서 벤처에서 네 맘대로 못한게 뭐가 있냐고...

유감스럽게도 삼성에서도 그 정도는 얼마든지 내 마음대로 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내 마음대로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다함께 하는 거였다.

실리콘벨리의 문화를 따라잡고 

한국 기업문화를 뛰어 넘는 것이었다.

그 회사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거다.

전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다니던 회사들과 똑같이...


인생은 아이러니 하다.


LG전자에 입사한건 지인의 도움이 매우 컸다.

그는 매우 열정적이고 도전적이지만 

조직에서 부드러움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실리콘벨리 문화를 향해 

동료들과 함께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방해와 타협할 시간 없이 뚫고 전진해 나갔다.

그런 그의 추천이었기에 

스펙상 부족한 내가 연구소에 이직할 수 있었다.

내가 벤처에서 기대했던 것들이 지금 현재 그곳에 있다.

동료들은 모두 친구처럼 다정하고 스스럼 없고 유쾌하지만,

나이를 떠나 존대말을 쓰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한다.

각자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도입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며

타인의 노력을 나누고 기꺼이 동참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수년간 얻고자 했던 것을 몇 개월만에 다함께 얻을 수 있었다.


절망으로 떨어지기 직전 행운이 왔다고 할까?

삼성에 없었기에 벤처에서 꿈꾸었던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LG 안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LG가 삼성보다 좋다기 보다는 

사업부와 연구소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생활은 안정되기 시작했고

건강이 더이상 악화되는 것도 멈추었으며

재무 시스템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다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아마 이 어마어마한 경제적 실패는

LG의 연봉과 복지만으로는 절대 복구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 안정적인 인생, 시간적인 여유,

프로그래머로써 발전하는 기회는 보장 받았다.

좋은 동료들도 얻었다.

도전할 목표들도 생겼다.


삼성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앞의 다섯 가지 원칙이 

더 큰 성장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다.

더 큰 리스크를 통해 더 큰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내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나는 틀리지 않았다.


타인을 신뢰하기에 앞서 

내 자신을 신뢰해야 한다는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그래서 오늘 고백할 수 있다.

내게 있어 벤처라는 것은

열정적인 도전이 아니라

욕심에 눈이 먼 도박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다짐한다.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하던지 

나는 내 인생의 원칙을 소중히 할 것임을...


마지막으로 내 소중한 사람들이 벤처에 도전하겠다고 한다면,

단 한가지만 명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을 보라."

모든 성공과 실패의 핵심은 사람이 쥐고 있다.

절친한 친구라고 해서

좋은 사업 파트너나 보스 또는 직원이 될 수 없다.

그 사람이 그 장소와 역할에 맡는 사람인지 보라.

친하고 안친한 것은 절대 중요하게 고려하면 안되는 사항이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실패에 대한 공개적인 시인과 반성을 함으로써

모든 원망과 부끄러움을 털어버리려 한다.

이미 내게는 새로운 도전들이 시작되어 있기 때문에...

[IT 벤처에서의 소고] 시스템과 복지

우리는 시스템이라 불리는 매우 고도화 된 관리체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대기업일수록 복잡하고 세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초중고, 4년제 대학, 대기업을 거치기까지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시스템의 본질을
벤처를 경험하며 하나씩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에 내 생각들을 적는다.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누군가의 고용인으로 50을 넘기기 힘든 지금 시대에

후일 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하여 모두가 함께 행복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하여


최근 페이스 북 링크에서 이글을 읽고 이 생각을 글로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대선을 앞두고 요즘의 화두 중 하나는 무상급식,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복지 포퓰리즘 등으로 거론되는 복지의 문제이다. 뭐 그렇다고 정치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북유럽은 많은 세금을 내고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 나라 국민들은 모든 것을 당연하게 느끼는 반면, 우리나라는 덜 내고 싶어하고 더 받아가고 싶어하고 엉망진창이다. 그런데, 이는 회사에서도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한 시스템과 복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지금의 회사(뉴인)는 매우 인간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회사이다.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인맥 네트워크 중 서로가 서로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사람들끼리 뭉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인 공고 때 나오는 가족적인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가족적인 회사이다. 그러나 요즘에 들어 이러한 분위기가 중장기적인 조직 확장에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내부적으로 인력 수준에 대한 기준치가 까다롭기 때문에 조직 확장을 쉽게 하진 않겠지만, 영원히 작은 벤처로만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


먼저, 나는 삼성전자에서 뉴인으로 왔다. 삼성전자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고 더 많은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인터넷에서 읽는 내용들을 매우 파편화 된 일부의 이야기이며, 삼성전자 내부에도 우리 사회처럼 굉장히 다양한 형태와 문화의 작은 조직들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삼성전자의 연구원은 자율출퇴근제를 한다. 자율 출퇴근제란 아침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자유로운 출근을 허용하며, 하루 9시간 근무를 채우면 지각 등의 처리가 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물론, 모두가 자유롭게 이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산라인과 긴밀한 관계가 있거나 타부서와의 협력이 절대적이라면 좀 더 딱딱한 근퇴를 적용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긴급시에는 누구나 위의 룰에 근거해서 연차를 사용하거나 징계를 받는 등의 부담 없이 근퇴를 조정할 수 있다.


뉴인에서는 9시 출근 6시 퇴근이 기본 근퇴 정책이다. 하지만, 보통은 10시까지 출근해도 상관 없고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좀 늦거나 일찍 가는 것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다. 나는 올해 들어 여러가지 이유로 몸이 자주 많이 아파서 어떤 달에는 입원 등으로 한달 중 2주간 출근을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봉이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룬 적은 없다. 일반적인 기업들에 비해서 매우 좋아보인다. 단, 이러한 근퇴의 룰은 명문화 된 것이 아니다. 가족적이기 때문에 문제삼거나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매우 낮은 연봉을 받는다. 물론, 내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리어가 나보다 낮으면서 더 받는 사람도 있다. 창립멤버로 어려운 회사를 위해 많이 고생했기 때문이다. 어짜피 아직 성장단계라 그 봉급이 그 봉급이기 때문에 더 많네 적네 하는게 우스운 금액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의 학력과 커리어가 무시당하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난 학자금도 갚아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압박이 심하다.

회사의 구성원 대부분은 능력이 자신의 커리어 수준을 뛰어넘는 사람들이다. 우리회사의 3년차 디자이너라면 업계의 3년차 디자이너의 능력을 상회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1당 100의 능력자들이라고 할지라도 분명 뽑을 수 있는 맨먼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러 개의 업무를 맡고 있다면 분명 소홀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삼성전자였다면 책임소재를 가지고 임원을 이메일의 참조로 포함하여 스케쥴 및 책임에 대한 많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담당자를 엄청나게 압박 했겠지만, 우리회사는 이해하고 넘어가며 여유를 주려고 한다.


위의 내용들을 보면 매우 좋은 회사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상황에는 매우 위험한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배려에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즉, 귀에 걸면 귀걸리 코에 걸면 코걸이, 문제 삼고 싶으면 언제든지 공격당해도 무방한 배려들인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많은 배려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는 다는 것을 최근 깨닳았다. 바로 과도한 배려는 마음의 부담이 되는 까닭이다. 한편에서는 사정을 봐주고 도와주려 하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이와 함께 구성원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또한, 삼성전자에서는 당당하게 내 봉급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시스템에서 보장하는 당연한 권리들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배려라고 받아들여야 하고 고맙고 미안해 해야하는 것에 대한 복잡한 심정이 들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시스템과 복지의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 되었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일종의 습관과 같다. 사람이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하듯이 회사는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성원이 그것을 따르게 해야한다. 복지는 회사가 구성원에게 내리는 은혜가 아니라 구성원이 생활의 불안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정장치이다. 가족같은 회사에서는 일반적인 시스템과 복지를 뛰어넘는 배려와 지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고마움과 함께 죄책감이나 불합리한 의심, 억울함 등 많은 감정을 양산한다.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품게되면 곧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만약, 시스템이 많은 것들을 기본적으로 보장한다면, 구성원은 아무런 생각이나 감정 없이 당연하게 주어진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그것이 그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을 안정 시킨다. 만약, 시스템을 넘어서는 배려가 필요하고 회사가 그것을 해주었다면, 구성원은 그 배려에서 복지 정책의 보장을 뺀 딱 그만큼만 마음의 부담을 갖으면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 정도는 고마움 이외에 죄책감이나 미안함까지 갖을 정도로 큰 배려는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업무로 보답할 것이다.


위의 생각에 비추어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2009~2010년 쯤 수원의 디지털 시티에서는 연구단지 내에 베스킨라빈스나 도미노 피자, BBQ 치킨등 다양한 프렌차이즈를 입점시키는 중이었다. 삼성전자의 보안정책을 생각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복지였다. 

그런데 입점 후 무선사업부에 이메일이 하나 돌았다. 내용인 즉슨 이러하다. 당시 몇년간의 암 투병 끝에 별세한 과장급 내지는 부장급 연구원이 있었다. 가장을 잃은 가족은 삶이 막막했다. 그 때, 사측에서 입점되는 점포 중 도미노 피자의 주인으로 들어올 것을 고인의 부인께 권유했다. 자영업을 위한 각종 교육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점포에 대한 모든 것을 회사가 일괄 처리했기 때문에 그 부인은 몸만 들어가서 운영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부인께서 무선사업부 전 직원에게 남편을 떠나보낸 후 불안과 슬픔, 사측의 뜻밖의 배려에 삶의 희망을 찾고 자식들을 당당히 키울 수 있게 된데 대한 감사, 앞으로 매장 임직원들을 정성으로 모시겠다는 다짐을 담아 전체 메일로 발송한 것이다.

단지내 입점 점포는 시중보다 판매 가격이 저렴하다. 대신 가맹비나 인테리어 등을 회사에서 처리하고 단지내 3만에 가까운 임직원에 대해 독점적이므로 어마어마한 이익이 남을 것이다. 이 이권을 회사를 위해 일하다 별세한 임직원의 가족을 위해 배려했다는 것이 충격이자 화제였다. 물론, 매장 운영권은 2년 한시적이며 그 이후에 다른 임직원의 가족에게 운영원을 넘겨야 하지만, 주먹구구로 해도 시중 매장 2년간의 수익에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종자돈을 만들어 세상에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에는 어마어마한 복지들이 있고 모두들 그것들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 그 당연함을 넘어 내 가족들을 위해 회사가 위와 같은 배려를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아마 애사심이 당시에 많이 상승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즉, 시스템은 구성원이 부정적인 마음의 부담을 갖지 않게 하고 불합리함을 제거하여 불만을 갖지 않게 하는 초석이 되며, 이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안정시킨다.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구글의 일하는 원칙 중 원칙 중 대충 이런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시스템화 할 수 없는 경험은 필요가 없다." 공학자 중심의 회사에 실험과 검증을 논문화 하는 것이 습관에 밴 사람들이기 때문에 갖는 마인드라고 생각하지만, 일반화 시켜도 주옥 같은 말이기도 한다.

[IT 벤처에서의 소고] 맨먼스(Man/Month) 계산은 왜 중요한가?

우리는 시스템이라 불리는 매우 고도화 된 관리체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대기업일수록 복잡하고 세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초중고, 4년제 대학, 대기업을 거치기까지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시스템의 본질을
벤처를 경험하며 하나씩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에 내 생각들을 적는다.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누군가의 고용인으로 50을 넘기기 힘든 지금 시대에
후일 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하여 모두가 함께 행복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맨먼스라 부르는 것은

업무에 대한 인력과 기간 할당을 위한 계산이다.

프로젝트 규모에 대한 맨먼스를 계산하고

그를 기반으로 투입 인력의 규모와 프로젝트 기간을 산정한다.


내가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맨먼스 계산의 목적 중 하나는

구성원들의 업무시간 조절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이 계산의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개발자들이 업무 시간에만 일에 집중하게 하고

정시퇴근 주말휴식을 도모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IT벤처에 있으면서 

내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서구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IT 회사들은 

프로젝트 기획에 매우 신중하고 정확하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그들의 노동시간은 법정 노동시간에 매우 근접해야 한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의 경우에서 우리는 전혀 반대의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매킨토시 개발자들이 주 90시간 근무하는 것에 대해 자랑하고는 했다.

구글은 노트북과 개발자 주택의 인터넷 회선 비용까지 지원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장려하고

구글 개발자들은 그에 비례하여 업무 성과에 대한 압박이 매우 심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집에서도 열심히 개발을 한다고...

그렇다면 그들에게 개발이란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무계획한 척박한 프로젝트 진행 환경과 다름이 없을까?


내가 온전하게 하나의 시스템을 책임지게 되고

경영과 영업의 의견에 대해 맨먼스 문제로 계속 이견과 충돌을 겪으며 느낀건

원칙과는 달리 정확한 맨먼스 계산의 진짜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원래 순수 개발자라는 종족은 정말 자기 만족 안에서 산다.

다른 직종과 달리 

업무시간 외에 외국어를 공부한다거나 여가를 즐기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피조물이 정말로 아름답게 잘 동작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자발적 추가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맨먼스의 정확한 수립은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심신이 피로하면 딱 할만큼만 억지로 일하고 만다.

아무리 그 계획에 허점이 많고 문제점을 많이 발견해도 모른척 한다.

이런면에서는 개발자가 아무리 자기만족에 광적이라 해도 똑같은 사람이다.


정확한 프로젝트 계획에 의거하여

개발자가 기본 기능 개발에 대해 

법정 근로시간 만큼만 할애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면,

그들은 퇴근 시간 뒤에 그것들은 더욱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만들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소소하면서도 감동적인 편의사항을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우수한 제품으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개발자가 초과시간과 주말까지 할애해야만 제품개발이 가능하다면

그들은 기획자, 마케터, 영업사원들이 요구하는 딱 그만큼 이외에는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시나리오에 아무리 빈틈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예상하는 상황을 벗어났을 때 아무리 큰 재앙이 예상되더라도

그들은 스펙을 맞추고 자러가겠다는 일념 밖에는 없을 것이다.


개발자에게 더욱 더 일을 시키고 싶다면,

그들이 정확히 법정 근무시간에만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러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예술혼을 깨울 것이고,

초과시간에 더욱 견고하고 편리하고 감동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개발자에게 일을 더 시키기 위한 조삼모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사랑받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개발자를 공장 노동자가 아닌 예술가로 변모 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여유시간을 확보해 주면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생각] 내게 소중한 사람

문득 생각해 본다.
내게 소중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가끔 착각을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쥐고있는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그래서 그들의 돈과 명예를 나누어 받기위해 동분서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은
내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을 때,
여전히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가족과 친구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지금 누구의 곁에 서 있는 것일까? 

Who am I ?


김준형
(김수일: 07' 개명)


[학력]
1987 서산 부춘 초등학교 입학
1990 천안 서 초등학교 전학
1993 천안 서 초등학교 졸업 (4회)
1997 천안 성정 중학교 졸업 (4회)
2000 천안 고등학교 졸업 (44회)
2000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입학
2001 충남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입학
2009 충남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졸업

[경력]
2004.05 ~ 2005.01 (주)선명전자통신 - DVR 클라언트 개발 (MFC, DirectShow)
2005.02 ~ 2007.02 (주)포씨소프트 - 윈도우 어플리케이션 개발 (ATL/WTL, COM/ActiveX)
2008.02 ~ 2009.08 삼성전자 소프트웨어멤버십 18.1기 - 네트워크 부장, TJSSM 인트라넷 개발
2009.08 ~ 2011.03 삼성전자 VD사업부 - TV Apps SDK의 Emulator 개발
2011.03 ~ 2012.09 (주)뉴인 기술기획팀장 - 인터렉티브컨텐츠 저작도구 N-Tools 개발
2012.12   LG전자 CTO 부문 Convergence 연구소
2013.07   LG전자 Coding Expert 2기

[주요 개발 분야]
C/C++, Windows Programming, iOS programming, Web Server/Client Programming

[주 사용 언어]
C/C++, Objective-C, Javascript, Python 등

[관심 오픈소스 프로젝트]
boost library
scintilla
google chromium
django framework
ffmpeg